요즘 뜸했던 서초구립양재도서관, 예술가의 서재(넌지의 빛과 밤)

2025. 8. 14. 21:49Culture Swi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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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가을로 미루자

Words by Jeong-Yoon Lee

 

6월까지는 나름 독서를 꾸준하게 했는데 7~8월은 도저히 독서에 집중을 못 해서 빌렸다가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한 책이 대부분이거든요. 이럴 때는 강제성이 있어야 한다 싶어서 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줬습니다. 책 서평을 하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기존에 읽으려고 빌려둔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이야기는 다 읽고 싶어서 간만에 서초구립양재도서관을 방문하게 되었어요. 역시 도서관은 독서를 하게끔 분위기 조성이 잘 되어있어서 앉으면 못해도 100페이지는 읽게 되는 거 같아요. 온 김에 카푸치노를 마시기 위해 3층에 갔는데 눈에 들어오는 작품이 있어서 둘러보게 되었어요.

 

 

읽고 싶었는데 50페이지 읽었나? 결국 그대로 반납했습니다. 어차피 2권이 도서관에 없어서 1권읽고 어쩌나했던 찰나였어요.

 

 

 

 

유시민 작가님의 추천으로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이야기 빌리러 갔는데 누군가 이미 빌려간 뒤라 클래식 파인만을 읽어보기로하고 빌려왔어요. 곧 다시 다 읽어볼겁니다. ㅋㅋ

 

 

선악의 기원을 읽었던 사람에게만 서평의 기회가 주어진 데카르트의 아기 신작이더라구요. 다음주까지 리뷰를 해야하니 열심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 앞으로 텀블러 꼭 들고 다녀야겠어요.

 

 

 

저는 거의 카푸치노 고정메뉴입니다.

 

 

 

주문한 음료를 받고 바로 전시 구경하기

 

 

 

넌지의 빛과 밤, 경계를 탐험하고 세상을 밝히다

한윤아 (문화기획자)

넌지의 <New Learn> 연작을 보자. 다양한 바탕 위에 가늘고 신경질적인 빛들이 불규칙적으로 얽혀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빛들이 얽힌 곳엔 밝게 빛나는 매들이 형성되어 있다. 이는 우리가 사진을 통해 종종 봤던 섬광 같은 번개의 이미지를 닮았다. 작품 속 반짝임을 강조하려고 금색이 칠해져 있다. 넌지 가 그린 빛의 줄기는 다양한 배경 위에 자리한다. 밤의 어둠, 격자 무늬, 흐릿한 형상이 바탕을 차지한다. 격자의 무늬는 여러 색으로 규칙적인 패턴을 이루기도 하고, 우주의 심연처럼 진공 상태로 표현되어 있기도 하다.

<전구> 연작은 사람과 동물의 머리를 전구로 환유한 작업이다. 이는 전등갓을 쓴 사람의 모습이기도 하고, 전구의 머리를 한 부엉이의 시리즈로 구체화된다. 흔히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특징으로 이야기되는 건 바로 표정이 있다는 점이다. 얼굴은 감정을 드러내는 표면이자 자기다움을 나타내는 정체성의 지표이다. 넌지의 전구 얼굴은 표정을 드러낼 수 없는 매끈하고 투명한 경계면을 가진다. 전구의 안엔 필라멘트가 있는데, 이 가늘고 약한 필라멘트는 자기 자신과 밖의 세계를 넓게 밝히는 강한 빛을 뿜어 낸다.

'벼락같다'는 말은 예기치 못한 상황을 표현한다. 번개의 순간을 포착하는 건 쉽지 않지 않기에, 우리는 구름 속에 늘 전기가 흐르고, 수분 함량에 따라 서로 부딪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아채지 못한다. 번 개를 상상하지 못해 두려움에 떠는 대신, 넌지는 하늘을 바라보기로 한다. 중학생 때 발현한 뇌전증을 일상 안에 묻어두었다가 예술 활동을 통해 다시 꺼내어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뇌의 신경세포들이 전기 신호를 주고받으며 기능을 유지한다는 점, 뇌전증이 특정한 뇌 신경세포가 과도한 전기 신호를 내뿜는 순간이라는 걸 차분히 들여다본다.

넌지는 이처럼 강렬한 경험이지, 여전히 불안한 잠재요소로 자리한 자신의 약함을 경유하고 역전시킨다. 전기체인 필라멘트로를 사람과 동물 등 생명체의 정체성으로 두려 하면서, 빛의 존재성을 포착한다. 빛은 이롭고 환대받는다. 반면 투명한 전구는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소재로 만들어졌고, 열을 빨리 전도하여 만지면 뜨겁다. 이는 공존하는 모든 존재들이 손쉽게 다룰 수 없으며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존재함을 인정해 야 한다는 메세지를 던진다.

머릿 속의 전기는 인간의 삶의 조건이며 우주의 원리를 닮았다. 뉴런(neuron), 즉 신경세포의 작은 단위가 우주의 원리를 유비한다는 건 넌지에게 새로운 배움(New Learn)을 구성한다. 작가가 개인의 일 을 사회적으로, 예술로서 표명하려고 할 때 '배움(learn)'은 중요한 열쇠가 된다. 이때 배움은 지식이 한 곳에서 다른 쪽으로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수동적인 의미가 아니라 감각과 세계의 원리가 사람 사이에서 나누어지고 변화시키는 동적인 의미로 확장한다. 불규칙적인 망의 얽힘은 넌지가 그리는 배움의 지도(map)을 형상화한다.

그의 빛은 밤과 꿈의 세계 마저 구성한다. <카니발> 연작은 기성 세계의 질서를 뒤집는 축제인 '카니발'을 모티브로 한다. 이 카니발 역시 짙은 어둠을 배경으로 환한 놀이기구와 주위를 밝히는 불꽃놀이의 순간이 중첩되어 구성된다. <Revolution>이라는 제목처럼 커다란 변화를 깊이 갈망하고, 짙은 구름과 빛, 유희의 기구들은 밀도 높은 소망의 압축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를 향해 말걸고자 하는 전구의 시 간이 밤에도 이어진다. 쉬지 못하는 필라멘트는 잠들지 못하는 불면의 밤을 일하고 있다.

넌지(Nonez)의 이름은 '무엇이 아니다'라는 의미에서 출발한다. 그가 규정되기를 거부하는 '무엇'은 기호 Z로 표상된다. Z는 이름(본명)의 일부이기도 하고, 알파벳 체계의 마지막 문자로 끝의 경계를 나타내기도 한다. MZ세대라고 부르는 세대 중 더 어린쪽(Z)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시대를 초월해 젊은 세대는 기성과 구별되는 스스로의 능력과 감각에 대한 자부심의 이름을 가지고자 하지만, 우리 시대는 MZ세대에게 더 열심히 살고 자신을 증명하라는 잣대를 들이대고 있을지 모른다. 기성으로부터 주어진 이름을 거 부하고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구성하고자 하는 작가, 그의 밤을 응원해야 한다.

 

 

미술 전시보면 제목에도 눈길이 가는데 다른이름으로 저장 아주 익숙한 글귀라 재미나게 봤습니다.

 

 

 

올빼미 형채대로 나무를 잘라서 그위에 그림을 그린게 재밌더라구요.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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