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추천 참고로 전 실화 바탕의 범죄 다큐를 좋아합니다.
인간이 가장 나약해지는 순간
Words by Jeong-Yoon Lee
넷플릭스에 딱히 볼 게 없을 때, 누군가의 추천 이유를 듣고 뭔가 보게 되면 은근히 괜찮은 작품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확실히 넷플릭스는 실화 바탕의 범죄 다큐를 정말 잘 다루는 것 같아요. 저는 이런 실화 기반의 범죄 이야기를 듣는 걸 꽤 즐기는 편이라 공포심 없이 보는 편이지만, 무서워하는 분들이라면 인류애 넘치는 콘텐츠를 보시길 바랍니다.
요즘 넷플릭스에서 ‘폭싹 속았수다’가 인기리에 방영 중인데, 보면 감정 소모가 너무 클 것 같아서 일단은 미뤄두고 있어요. 대신 넷플릭스 유튜브 채널에서 지무비님이 새해 추천작으로 소개한 폴 600미터, 해쭈님이 추천한 크라임씬, 악몽의 룸메이트, 그리고 베이비 레인디어까지 쭉 봤습니다. 앙큼 불여우 해쭈님이 인류애 넘치고 오타쿠적이면서도 매운맛 개그 장르도 소개해줬지만, 저는 이번엔 인간의 뒤틀린 심리를 엿볼 수 있는 범죄물만 골라봤어요.
폴 600미터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이라면 손에 땀을 쥘 각입니다. 보는 내내 짜증의 연속, 어휴~ 진짜 옴짝달싹 못하고 봤던 것 같아요. 왜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건지, 그리고 결국 “뭐 하자~” 제안한 사람이 꼭 그렇게 되더라구요. 막판엔 반전도 있어서, 졸지도 않고 끝까지 잘 봤습니다. 인간은 가장 약하면서도, 생존에 있어서는 가장 강하다. 포기하지 말자. 600미터라 할지언정!
크라임씬: 세실 호텔 실종 사건
4부작으로 나름 볼만한 호흡으로 볼수있었다. 그래서 보는내내 “엘리사 램은 왜 사라진 건데?” 궁금증은 물론이고, 세실 호텔 자체의 환경, 주변 범죄자들, 우울증, 그리고 우리가 가지는 편견까지 여러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어 흥미로웠어요. 1~2편은 집중해서 봤는데 3~4편은 거의 졸면서 봤더니 결말은 알지만 몰입감이 좀 깨졌어요. 졸지 말고 1~4편 몰입해서 정주행하면, 범죄를 바라보는 시선에 새로운 관점이 생길 것 같아요.
악몽의 룸메이트
시즌2까지 있는 줄 모르고 그냥 틀어놓고 봤는데, 보다 보니 끝나질 않아서 시즌1~2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시즌1의 ‘할머니라고 불러’ 에피소드가 워낙 유명해서 “나 이거 봤었나?” 싶기도 했고요. 실화 기반이라 몰입도는 좋은데, 장면을 놓치면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워질 수도 있어요. 무서운 거 잘 못 보는 사람도 인터뷰 + 애니메이션 구성이라 비교적 편하게 볼 수 있어요. 결론: 악인은 악인이다.
베이비 레인디어
인간 심리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는 작품이었어요. 최근에 본 소년의 시간도 큰 울림이 있었는데, 이 작품도 마찬가지. “인간은 끔찍해서 고백하기 싫은 걸 고백할 때, 비로소 편안해지는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고, 자기혐오, 학대, 동성강간으로 쌓인 두려움은 결국 씻어낼 수 없는 트라우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간이라면 절대 타인을 상처 줘선 안 된다.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