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살고 싶은가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Don’t Die: 영원히 살고 싶은 남자’는 기술 사업가 브라이언 존슨(Bryan Johnson)의 극단적인 ‘노화 중립화’ 실험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현재 47세인 존슨은 매일 엄격하게 관리된 신체 케어 루틴을 수행하며, 생물학적 나이를 되돌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존슨이 자신의 웹사이트(블루프린트)를 통해 홍보한 만큼, 그의 시각에서 구성된 내용이 많다. 그러나 다큐를 보고 나면, 아이러니하게도 관객들은 90분의 시간을 잃고 더 나이 들어버린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극단적인 건강 관리, 과연 효과적일까?
존슨의 건강 관리 방식은 일반적인 의학적 조언(건강한 식습관, 충분한 수면 등)을 극단적인 수준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가깝다. 그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몸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며, 자신의 ‘의지’를 배제하는 방식을 고수한다. “사람들이 자유의지를 포기하는 것에 공포를 느끼는 것은 반사적인 반응(knee-jerk reaction)이다.”, “의식적인 정신은 필사적으로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 그의 말처럼, 그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차단하고 철저하게 데이터와 과학에 의존하는 방식을 따른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이 방식이 웰니스 철학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신념 체계, 즉 일종의 ‘컬트적 사고’에 가깝다고 비판한다.
과학인가, 마케팅인가?
존슨의 방식이 더욱 논란이 되는 이유는 그가 홍보하는 각종 건강 상품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에서는 그가 하루에 130개의 보조제를 복용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를 지켜보는 그의 아들 탈마지(Talmage)와 아버지 리처드(Richard)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심지어 세 사람이 혈장 교환 치료를 ‘세대 간 유대’의 한 형태로 묘사하는 장면은 다소 섬뜩하게 느껴질 정도다.
또한 존슨은 실험적인 유전자 치료를 받기 위해 온두라스로 날아가는 등 검증되지 않은 방식까지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버드 의대 교수인 바딤 글래디셰프(Dr. Vadim Gladyshev)는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이건 과학이 아니다. 단지 관심을 끌기 위한 행위일 뿐이다.” 존슨의 노화 방지 프로젝트가 실제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연구인지, 아니면 자신의 건강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도구인지에 대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다큐멘터리의 한계, 감동 없는 인간적 접근
이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크리스 스미스(Chris Smith) 감독은 몰입감 높은 인물 중심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온 경험이 있다. 그의 대표작 ‘아메리칸 무비(American Movie, 1999)’는 독특한 열정을 가진 영화 제작자의 이야기를 다루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Don’t Die’에서는 존슨의 광적인 자기 관리 외에는 특별한 감동이나 유머를 발견하기 어려운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나마 인간적인 면을 부각하려 한 부분은 아들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존슨은 과거에 모르몬 교회를 떠나면서 가족과 복잡한 관계를 맺게 되었고, 그의 아들 탈마지는 아버지와 가장 가까운 자녀로 묘사된다. 그러나 다큐멘터리가 끝날 무렵, 탈마지가 대학에 가면서 결국 아무리 노화를 늦추려 해도, 자식의 독립은 막을 수 없다는 아이러니가 드러난다.
우리는 결국 늙는다
존슨이 아무리 극단적인 루틴을 유지하고, 신체 나이를 되돌리려 해도 시간의 흐름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Don’t Die’는 기존의 웰니스 다큐멘터리와 달리 단순한 건강관리 이상을 넘어, ‘노화와의 전쟁’을 벌이는 한 인간의 집착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다큐멘터리는 결국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노화를 늦추기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정말로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브라이언 존슨의 실험적인 접근 방식이 영감을 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과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다큐를 보는 90분 동안 우리는 더 늙어간다는 것. 존슨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 러닝타임: 1시간 28분
🎬 시청 가능: 넷플릭스(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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