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강남 일원동 감성카페, 더치앤드립 꼰대라떼와 소금커피 내돈내산 후기

2025. 11. 8. 13:58Daily Swi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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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강남 일원동 골목에서 발견한 더치앤드립 카페. 코코넛밀크로 만든 꼰대라떼와 호불호 매력의 소금커피를 직접 맛본 내돈내산 후기.

 

일원동, 평생 안 올 줄 알았던 동네

블로그에는 요즘 내돈내산 콘텐츠 위주로 올리고 있어서, 협찬 제안이 와도 진짜 찐으로 궁금했던 제품이거나, 괜찮은 브랜드라는 나름의 기준이 세워져 있지 않으면 10에 10, 거의 100% 거절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집 근처,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곳이라면 한 번쯤은 가볼까?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래야 제가 아예 안 가볼 동네도 한 번쯤은 찍어보고, 나중에는 산책 겸 또 걸어갈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알게 된 동네가 바로 강남구 일원동이에요. 협찬이 아니었다면, 정말 평생 제 발을 디딜 일은 없었을 것 같은 동네인데… 뭔가 저의 행동반경이 살짝 넓어졌달까요?

 

 

도곡공원에서 학여울역까지, 은근한 낡음이 좋은 산책길

저는 도곡공원 쪽에서 학여울역 방향으로 걷는 길을 꽤 좋아해요. 겉만 보면 약간 삭막해 보이는데, 그 안에 은은하게 예전 강남의 낡음이 남아 있거든요.

 

길 옆으로 나무들이 쭉 있어서 계절이 바뀌는 게 눈에 그대로 보이는 것도 좋고요. 골목 구석구석까지 완전 정복한 건 아니지만, 탄천 방향으로 내려가거나 마루공원 쪽, 혹은 삼성서울병원 쪽으로 슬쩍 방향을 틀다 보면 꽤 귀여운 일원동 주택가들을 구경할 수 있어요.

 

아파트가 아닌, 하나하나 표정이 다른 주택 건물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은근 크더라구요. 지금처럼 11월 가을, 낙엽이 후두두 떨어진 길을 그냥 목적 없이 걷는 것만으로도 꽤 괜찮은 오후가 만들어져요.

 

그렇게 걷다가 마주친, 더치앤드립 카페

그렇게 동네를 정처 없이 거닐다가 발견한 곳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더치앤드립 카페.

 

카페 외관도 그렇고, 안으로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사장님 바이브가 뭔가 심상치 않더라구요. 메뉴판을 봤는데 제가 처음 보는 조합이 꽤 많아서, 평소 같았으면 가장 기본적인 아메리카노나 라떼부터 맛을 봤을 텐데요.

 

그냥 그날은, 이름부터 너무 강렬했던 ‘꼰대라떼’, 그리고 우리의 시선을 두 번째로 사로잡은 **‘소금커피’**에 마음이 꽂혀버렸어요. 고민 따위 없이 바로 주문 버튼.

 

카페의 기본기부터 체크: 커피 본연 맛

일단 커피 본연의 맛이 좋았어요. 한 모금 마셨을 때 입안에서 남는 잔향이나 밸런스가 꽤 괜찮아서, “아, 여기 기본은 한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구요.

 

메뉴판만 봐도 그렇고, 커피 설명을 듣다 보면 메뉴마다 사장님의 스토리가 있는 것 같아서, 괜히 이것저것 다 물어보고 싶어지는 그런 타입의 카페입니다.

 

꼰대라떼: 코코넛밀크 + 예가체프의 의외 조합

제가 주문한 꼰대라떼는 우유가 아니라 코코넛밀크를 사용한 라떼였어요. 이날 사용한 원두가, 요즘 제가 또 홀려 있는 예가체프라고 하시더라구요.

 

예가체프라고 하면 보통 산미가 꽤 도드라지는 편이라, 한 모금 마시면 “아, 이게 예가체프네” 하고 바로 눈치채는 스타일인데요. 이 꼰대라떼는 산미가 거의 느껴지지 않아서 저는 전혀 못 맞췄어요.

 

‘그래, 내가 아직 커피 맛을 잘 모르는 거지 뭐…’ 하면서 혼자 웃었는데, 오히려 그게 이 메뉴의 매력 같기도 했어요. 코코넛 특유의 고소함이 예가체프의 느낌을 둥글게 감싸서, 생각보다 훨씬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조합이더라구요.

 

소금커피: 첫 모금은 당황, 그 다음은 중독

그리고 정말 왕왕왕 궁금했던 소금커피.

 

처음 나왔을 때, 일단 위에 얹힌 거품 비주얼부터 살짝 놀라실 수도 있어요. 한 모금 마시면 “어? 이거 뭐지?” 싶은 느낌이 드는데, 사장님 말씀으로는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아래쪽 커피와 섞이면 맛이 점점 더 조화롭게 변해간다고 하셨어요.

 

진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맛이긴 한데, 묘하게도 이게…

“이건 맛있어야만 할 것 같은데?” 라는 기분이 드는 그런 커피예요.

 

처음에는 맛이 확 이해가 안 가다가,

눈을 살짝 감고,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두세 모금 마셔보면

어느 순간 “어? 나 이거… 좀 좋은데?” 싶어질지도 몰라요. 그런 타입의 메뉴.

 

 

동네, 산책, 그리고 한 잔의 커피

사실 일원동이라는 동네는 여전히 저에게는 ‘협찬 아니었으면 안 왔을 동네’에 가깝긴 해요. 그래도 이렇게 한 번 와보니까, 나중에 날씨 좋을 때 도곡공원 – 학여울 – 탄천 – 일원동 주택가까지 이어서 한 바퀴 도는 산책 루트를 만들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그 루트의 중간쯤에, 오늘처럼 조용히 머리 좀 식히고 갈 수 있는 더치앤드립 카페가 있다면, 이유 없이 또 걸어나오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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