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생각나는 한 그릇
소호정 안동국시
한 끼가 위로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컨디션이 떨어지거나 마음이 처지는 날, 특별한 메뉴보다 ‘편안하게 회복되는 맛’을 찾게 되는 때다. 양재동 소호정 본점은 그 감각을 정확히 붙잡고 있는 곳이었다. 한우 양지 머리만으로 우려낸 안동국시는 익숙한 메뉴지만, 이곳에서는 한층 고급화된 형태로 다가온다.

소호정 본점은 구관과 신관으로 나뉘어 있고, 언제 방문해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주차장에는 고급 외제차가 많다. 예전에 서초 대법원 앞을 지나며 보던 오발탄 주차장의 풍경이 떠오른다. 메뉴는 친숙하지만 분위기는 묵직하고 단정하다. ‘익숙한 메뉴를 고급스럽게 경험하게 하는 집’이라는 말이 가장 적당하다.


가족이 놀러 오면 아점으로 꼭 가보고 싶어 리스트에 올려두었던 곳이지만, 이상하게도 한 번도 가지 못했다.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라 평일이든 주말이든 부담 없이 방문하기 좋은데도 말이다. 불금을 보내고 해장 겸 가보자는 말에 드디어 첫 방문을 했다.


안동국시가 이 집의 정체성이기에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국물이 입 안에 닿는 순간, 왜 소호정에 고급 외제차가 줄지어 있는지 단번에 알게 되었다. 주말 늦은 점심시간이었는데, 예배를 마치고 들린 어르신도 보였고 혼자 국시 한 그릇을 조용히 즐기는 손님도 있었다. 나 역시 한 입 먹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엄마랑도 꼭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혼자 몸이 아플 것 같을 때, 뜨끈하게 한 그릇으로 위를 채우고 싶은 순간에 생각날 집이다. ‘국시’라는 단어 안에 이곳의 온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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