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알바였던 홈플러스여ㅠㅠ
Words by Jeong-Yoon Lee
요즘 홈플러스 회생 절차 기사들을 연이어 보다 보니 옛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그래픽 디자이너의 길을 걷기 전 나는 홈플러스에서 마지막 아르바이트를 경험했다. 단순한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치 못한 배움이 많았다. 990원의 가격 전략, 목요일 야근 이벤트, 그리고 오픈 멤버 에이스 팀의 존재까지 그때의 경험은 지금도 내 업무 방식과 사고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 당시 나에게만 한 제안인지 모르겠지만 본사로 들어와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었다. 그때 그 제안을 받아들였더라면 나는 디자이너의 삶을 살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10년도 훨씬 넘은 기억인데 그때의 알바는 정말 즐거웠던 기억이다.




①990원의 가격 전략
1,000원과 990원, 단 10원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고? 처음 매장에서 제품과 가격을 파악하던 중, 홈플러스만의 독특한 990원 가격 전략을 알게 되었다. 시각적으로는 거의 같아 보이지만, 소비자의 뇌는 990원을 훨씬 저렴하게 인식한다. 숫자 하나가 사람의 구매 심리에 이렇게 영향을 미칠 줄이야! 이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마케팅에서도 ‘가격’은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라는 점이었다. 990원은 ‘싸게 샀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준다. 가격표 디자인과 배치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②목요일은 야근하는 날
지금으로 치면 팝업 이벤트 준비와 같은 개념이었다. 매주 목요일, 본사에서 내려온 이벤트 기획안에 맞춰 대규모 상품 진열 작업이 진행됐다. 특히, 나는 가전 매장 담당이었기에 이벤트에서 빠질 수 없었다. 모든 고객이 퇴장한 뒤, 직원들은 그 주의 이벤트 상품을 창고에서 꺼내 새롭게 디스플레이를 한다.
이벤트 기간 동안 할인가를 적용하기 위해 가격표 작업을 해야 한다. 할인된 가격표 출력을 위해 담당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땅바닥엔 잘못 인쇄된 가격들이 떨어져 있고 잘못 기입해서 다시 올라오고 했던 상황들이 생생하다. 이벤트 가격이 끝나면 원래 가격으로 쉽게 복구할 수 있도록 가격표를 두 장 겹쳐서 진열하기도 했다. 이때의 경험은 행사 기획과 소비자 행동 분석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단순한 진열이 아니라, ‘기획된 연출’이 필요 하구나.”
③오픈 멤버 ‘에이스 팀’의 포스
당시 수원 홈플러스에서는 새로 오픈하는 지방 지점들을 지원하기 위해 에이스 팀이 파견되었다. 사회 초년생이었던 나의 눈에 그들의 일 처리는 한마디로 예술이었다. “와, 이런 게 바로 ‘일 잘러’구나!” 체계적인 매장 세팅, 빠른 문제 해결 능력, 효율적인 동선과 전략적인 진열 방식 적용 등 배울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중에 가장 인상에 남는 부분은 언제나 웃는 표정이었다는 것이다. 그 당시 파견 나왔던 부장님, 과장님, ㅊㄱㅎ선임님들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 나는 체계적인 프로세스와 빠른 판단력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느꼈다.
Credit
글. 이정윤
사진. 핀터레스트 줍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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