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한때 인수 대상이던 LVMH 시가총액 추월

2025. 4. 16. 03:18in Swi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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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가 LVMH를 이긴 날

프랑스 럭셔리 시장에서 상징적인 순간이 벌어졌다.

그동안 ‘명품 제국’으로 군림하던 LVMH(루이비통, 디올 등 보유)를 에르메스가 시가총액에서 처음으로 추월한 것.

무심히 넘길 수 없는 소식이었다. 이 둘 사이엔 오래된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15년 전, LVMH는 아무도 모르게 에르메스의 지분을 조용히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른바 ‘스텔스 레이드(stealth raid)’.

명품 업계에서도 유례없는 이 시도는 큰 파장을 일으켰고, 에르메스는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결국 가족 경영 체제를 강화하면서 인수를 막아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에르메스는 오롯이 ‘에르메스다움’을 지켜온 것이다.

 

그런 에르메스가 이번 주 프랑스 CAC40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무려 2,436억 유로, LVMH보다 더 높았다. 물론 하루짜리 결과일 수도 있지만, 상징성은 꽤 크다.

 

반면, LVMH는 최근 패션과 가죽 부문 1분기 매출이 5% 감소했다. 경기 둔화와 고가 소비 위축이 영향을 끼친 걸로 보인다.

반면 에르메스는 한정된 생산과 브랜드 충성도를 유지하며 ‘가장 꾸준한 명품’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에르메스가 이룬 이번 기록은 단순히 숫자 그 이상의 이야기다.

브랜드의 본질을 지켜낸 결과이자, 장인정신을 고집스럽게 밀고 나간 시간의 힘.

 

누구보다 조용하게, 그러나 단단하게.

이번 주, 럭셔리의 왕관은 잠시 에르메스의 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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