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드(Sous Vide)머신: 셰프들이 사랑하는 조리법, 수비드란?

물 한 줌이 요리의 품격을 바꿔준다니,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수비드(Sous Vide)’라는 단어는 그저 셰프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졌고, 내 주방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정말 손쉽게, 정말 맛있게 요리하고 싶다면 수비드부터 시작하라”고.

 

셰프들이 사랑하는 조리법, 수비드란?

수비드는 프랑스어로 ‘진공 아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름 그대로 진공 밀봉한 음식 재료를 낮은 온도의 물에서 천천히 익히는 방식이다.

겉은 익고 속은 덜 익는 일이 없고, 조리시간이 길어도 타거나 건조해질 걱정도 없다. 예를 들어 60도의 물에서 스테이크를 익히면, 그 고기는 아무리 오래 익혀도 60도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덕분에 항상 균일하게, 완벽하게 익은 요리를 만들 수 있다.

 

©Blue Jean Chef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눈여겨보게 된 수비드

최근 건강과 단백질 섭취를 챙기기 위해 닭가슴살을 주로 먹는 식단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시중의 저가 냉동 제품은 특유의 잡내와 분비물 문제가 있어 늘 아쉬웠고, 이미 수비드 조리된 프리미엄 제품은 가격대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직접 해보자. 냉장 닭가슴살을 사서, 수비드로 일주일 식단을 조리해두는 것. 그렇게 시작된 나의 홈 수비드 여정은 예상보다 훨씬 간단했고,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수비드, 왜 좋은가?

처음 수비드를 경험하고 나서 느낀 장점은 단순히 ‘고기가 부드럽다’는 표현만으론 부족하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비드는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조리법이 되었다.

 

촉촉한 식감: 퍽퍽한 닭가슴살도 부드럽게 익는다

육즙 보존: 조리 중 수분이 날아가지 않아 맛이 살아있다

정밀한 온도 조절: 한번 설정하면 실패할 일이 거의 없다

다양한 풍미 가능: 백 안에 허브, 버터, 과일즙 등을 함께 넣어 풍미를 주입할 수 있다

 

 

 

©Blue Jean Chef

수비드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물

생각보다 별다른 게 필요 없다. 내가 사용한 장비는 다음과 같다.

1. 수비드 머신 (서큘레이터) – 물을 정밀하게 데우고 순환시켜주는 기기
2. 넉넉한 냄비나 컨테이너 – 최소 8리터 이상, 깊이 있는 용기면 충분
3. 지퍼백 또는 진공팩 – 물이 절대 들어가지 않도록, 튼튼한 이중 잠금 방식 추천
4. 무게추 또는 집게 – 음식이 물에 뜨지 않도록 눌러주는 용도
5. (선택사항) 진공포장기 – 더 오래 보관하거나 깔끔한 밀봉을 원할 때 유용

Tip: 따뜻한 물로 시작하면 목표 온도까지 더 빨리 도달해요!

 

 

 

©Blue Jean Chef

시간과 온도는 어떻게 맞출까?

수비드는 ‘온도’와 ‘시간’만 정확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초보자라면 레시피나 조리표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닭가슴살: 6065도 / 1시간 30분2시간

스테이크 (미디엄): 57도 / 1시간 30분~4시간

연어: 50도 / 45분

브리스킷: 68도 / 24시간

 

장시간 조리할 경우, 물 증발을 막기 위해 알루미늄 호일이나 랩으로 덮어두면 좋아요.

 

 

 

수비드 전/후, 언제 간을 할까?

짧은 시간(2시간 이내) 조리할 때는 조리 전에 소금 간을 하면 풍미가 잘 배인다.

하지만 장시간 조리할 경우에는 소금이 재료의 수분을 뺏을 수 있으니, 익힌 후에 간을 하는 게 낫다.

나는 닭가슴살의 경우, 허브솔트 정도만 살짝 뿌려 조리 전에 밀봉한다.

은은하게 향이 배어들고, 익은 후엔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맛이 있다.

 

 

 

수비드 요리의 마무리, 시어링(Searing)

수비드는 속까지 고르게 익히는 데 탁월하지만, 겉면에 색이나 식감을 더해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수비드 후에는 꼭 뜨겁게 달군 팬에 1분 이내로 겉면을 구워 마무리한다.

기름은 연기점이 높은 아보카도오일이나 포도씨유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팬은 철팬을 추천한다.

 

수비드, 내 식단 루틴의 중심이 되다

요즘 나는 매주 냉장 닭가슴살을 구입해 1주일치 수비드 식단을 미리 준비해 둔다.

한 번에 여러 팩을 진공 포장해 익힌 뒤, 냉장 보관하면서 매일 꺼내먹는다.

바쁠 땐 에어프라이어나 전자레인지로 살짝 데우기만 해도 되고, 샐러드 토핑으로 활용하기도 좋다.

 

무엇보다 냄새도 없고, 식감도 좋고, 맛도 살아 있어서 질리지 않는다.

식단을 건강하게 유지하면서도 맛있게 챙기고 싶은 분들에게, 수비드는 정말 최고의 선택이 될 거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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