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경험도 직접 겪어봐야 안다 (f. 도둑맞은 집중력, 앱스트랙트, 기생수 더그레이)

2024. 4. 7. 12:28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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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억의 인센티브

By Jeong-Yoon Lee

 

 

 

최근 넷플릭스에 새롭게 공개된 삼체는 보다가 몰입력이 떨어져 두 번 시도했지만 5화를 못 넘기고 중도하차하였다. 그럼에도 세 번째 시도 중이다. 기생수 더그레이는 1화부터 6화까지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고 재밌게 시청을 하였다. 일본 원작을 보지 않아 원작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연상호 감독님이 들려주시는 인간적인 이야기에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기생생물을 통해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된 채 나의 깊은 내면으로 들어와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만나게 된다. 마주하기 싫었던, 피하고 싶었던 나의 어릴 적 상처를 끄집어내기 시작한다. 마치 오은영박사님을 만난 거 같다. 그렇게 치유받지 못한 나의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만나 기생생물로부터 상처를 회복하고 성장하는 그런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일단 나의 내면아이를 만나려면 외부와의 극단적인 차단이 필요하다. 기생생물이 원기회복을 위한 충전시간이 필요할 때 마치 전원 스위치를 내리듯 셧다운 되는 모습이 우리에게도 필요한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지점에서 외부와의 아무런 자극 없이 내 생각에만 몰두할 시간이 전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작년에 읽은 도둑맞은 집중력과 넷플릭스 앱스트랙트를 보면서 느꼈던 점과 아주 잠깐 제주 살기를 하면서 실천했던 디지털 디톡스 효과에 대해서 다시 한번 되짚어보았다.

 

다시 집중력이 해이해진 요즘, 하루 3시간 정도는 모든 디지털기기의 셧다운 후 생각 정리할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꼈다.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으면서 넷플릭스 "앱스트랙트"를 보게 되었는데 디자인과 관련된 부분이라 공부하는 마음으로 보았다. 뭔가 이 책과 관련된 부분이 있어 그 지점도 흥미롭게 보게 되었다. 바쁜 현대인이라면 한 번은 읽어놔도 손해 볼 것은 없다고 생각되었다.

 

누구나 집중력을 잃어가고 있다에 상당 부분 걱정하고 있는 거 같다. 내가 언제부터 이랬을까? 뭐 때문에 그럴까? 집중력이 좋아지기 위해선 무얼 해야지? 이런 생각을 누구나 한 번은 해봤을 거 같다. 나는 책을 좀 더 가까이하게 되면서 책은 무엇보다 집중력이 필요한 행동이기에 책을 온전히 내가 소화하기 위해 잠도 충분히 자고, 음식도 건강하게 먹고, 마음에 걸리는 부분도 없게 작은 집안일부터 큰일까지 책 읽기 전에 미리미리 끝내고 독서를 하는 편이다. 처음의 시도로 이렇게 되지는 않았고 하다 보니 하나씩 하나씩 개선하면서 지금은 독서 루틴을 만들어 간 거 같다. 꽤나 시간을 투자하는 일인데 집중력을 잃어 나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작가는 3개월간 디지털 디톡스를 실행한다. 인터넷이 없는 세상을 살아본 게 얼마 만인지.. 문득 아주 짧았지만 제주도에서의 일주일 정도가 떠올랐다. 새벽 늦게까지 깨어있지 않고 밤이면 캄캄한 제주도가 적응되지 않아 일찍 자게 되고, 태양의 흐름에 따라 생활하는 나를 보고 어릴 적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하루에 한 번 산책을 하고 멍 때리는 시간도 많고 딴생각을 하는 시간도 많아지니 진행하던 일과 관련된 아이디어가 막 떠오르기도 해 노트에 적어놓기 바빴던 거 같다.

 

내가 가장 먼저 시도한 디지털 디톡스는 SNS 중 인스타그램을 안 하기! 가장 강력한 활동을 하는 인스타그램을 끊었다. 사실 그냥 무시하는 정도의 행동 변화였지만 하루, 이틀, 일주일 안 들어가니 뭔가 나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확실히 많아졌다. 남들이 뭐 하는지 무슨 팝업으로 화려한 스타들이 오가는지 어떤 전시를 쫓기듯 봐야는 지 무슨 맛집이 뜨고 있는지 이런 생산적인 활동을 안 보니 뭔가 편안한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앱스트랙트에서 인스타그램을 만든 사람이 들려주는 성장과정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다 보니 아이러니한 부분은 "좋은 것이 오면 반드시 뒤에 안 좋은 것들도 온다" 그러나 그걸 막을 방법은 없다였다. 단지 사회적인 분위기를 인지하고 지혜로운 해결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어한다는 생각이었다.

 

문득 삼시세끼 바다목장 편에서 신화의 으쌰! 으쌰! 를 듣게 되었는데 노래 가사가 무척 이 책의 메시지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되는 일 억지로 붙잡고 늘어져서 된다는 보장 하나 없을 테니까

인생을 낭비하지 마세요.

오 그렇게 살다 보면 찌들어 가니까

한 번이라도 툭툭 털고 모든 걸 잊고 즐기며 살아봐요!

 

우리는 살면서 인생을 낭비하는 건, 뭔가 생산적이지 않은 일을 할 때 인생을 낭비한다.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나 자신이 찌들어가는 시간이 인생을 낭비한다고 하니 이거 너무 통쾌한 명쾌한 답 같은 말 아닌가?

 

이 사회가 심어놓은 트릭에 아무런 의심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그러면서 왜? 핸드폰을 놓지 못하고 있지? 문제야 문제! 이러고만 있는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는 일도 사람들을 더 오랜 시간 온라인에 잡아두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매번 새로운 걸 찾고 있기에 이런 아이디어 싸움에 지치기도 한 거 같다.

 

나는 알림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다는 걸 눈치챘다. 왜 한 번도 폰에서 알림을 끌 생각을 안 했지? 그래서 바로 모든 알림부터 끄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해당 앱에 들어갈 때마다 알림 받으라는 알림이 뜨네? 너무 잦은 알림을 주는 앱은 확실히 알림을 끄니 세상 아이폰이 조용하다.

 

나 스스로가 나를 탐구하며 찾은 의미 있는 일을 잘 해낼 때, 그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들이 나를 성장하게 할 때, 점점 더 몰입하게 하는 경험을 통해 나 스스로 중심이 단단해질 때, 나의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는 과정을 갖게 된다. 한 개인이 잘 성장하면 속해있는 집단도 그 사회도 그 나라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잘 적응하며 살아가는 세대가 된다.

 

요즘 뉴스를 보면 불안과 분노가 많아진 한 부분만 도드라져 사회적으로 나쁘게만 비치는데 세상엔 좋은 부분도 많다. 사람들은 대부분 굿뉴스보단 배드뉴스에 "광"클릭을 하니 더 많이 노출되는데 당연하다. 이런 나쁜 뉴스를 접할 때 자극적인 사건만 볼 게 아니라 그 뒤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범죄, 리얼 연애와 같은 사람의 깊은 심리를 담고 있는 방송을 보면 말을 예쁘게 하기가 참 중요한 거 같다. 상대가 모멸감을 느끼지 않는 배려와 존중이 담긴 말 하는 습관이 중요한 거 같다. 마음의 여유를 지키기 위해 나에게 필요한 집중력을 도둑맞지 않길 바란다.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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