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헌시민의숲 삼풍참사위령탑 슬픔과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을 얻게됩니다.

2024. 4. 11. 15:43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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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용기가 생기는 시간

By Jeong-Yoon Lee
 
어린 시절 굉장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뉴스 속 삼풍 백화점 붕괴사고였어요. 연분홍색 건물이 마치 장난감 집이 무너지듯 붕괴되는 걸 보고 이게 실제 상황인가? 싶을 정도로 엄청난 충격의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어요. 잊으면 안 되지만 역시나 잊고 살다가 언론에 다시 한번 나온 걸 보고 그 뒤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희생된 사람들을 위로하는 위령탑이 매헌 시민의 숲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번 가봐야지 하곤 드디어 가보게 되었어요. 별생각 없이 다녀왔다고 해도 막상 그곳에 가보면 숙연해지는 마음과 함께 가족을 떠나보낸 깊은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저에게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충격적인 뉴스는 아무래도 내 생일이 지난 바로 다음날이었던 911 테러였어요. 믿을 수 없는 관경이 눈앞에서 펼쳐지는데 이 또한 이게 실제 상황이라고? 너무나도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입을 다물 수 없었던 사건이었어요. 911 테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메모리얼 파크가 생기고 뉴욕으로 여행을 가시는 분들이 그곳을 찾아가 리뷰하는 모습을 보니 비교하고 싶진 않지만 한국과는 너무 다른 모습으로 역사 속 상처를 기억하는 그들의 방식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어쩌면 나에게도 일어났을 수 있는 피할 수 없는 사고였을 텐데 나의 죽음이 어떤 방식으로 기억되느냐를 되짚어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방송이 아니었다면 존재조차 몰랐을 시민의 숲 외곽에 위치한 삼풍 참사 위령탑은 마치 슬픔조차 남들에게 들켜선 안될 거 같은 기분이 들게 했어요. 뉴욕 중심에 위치한 911 메모리얼 파크는 폭발이 있었던 그 지점에 추모 공간을 만든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떨어지는 웅장한 물소리를 들으면 모두가 한마음으로 숙연해지는 곳이더라고요. 사고 잔해들인 건물에 사용했던 계단, 기둥들을 그대로 전시해 놓은 뮤지엄을 보니 그날의 사건을 생생하게 떠오르게 하는 거 같더라고요.(실제로 가보진 못함)
 
역사를 기억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방식에 있어 그 나라의 태도는 곧 국민의 두려움이 되느냐? 희망이 되느냐?로 자리 잡히는 게 되는 거 같아요.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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