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띵킹⏰ 연애, 일, 소통의 실패(깊은슬픔)에서 배운 3가지

2024. 1. 7. 07:40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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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슬픔의 상태에선 열수있는 문이 많다.

By Jeong-Yoon Lee

 

내가 행복한 상태에선 열 수 있는 문은 오직 “행복"뿐이다. 더 이상 열 마음도 없고 이 기쁨을 맘껏 즐기고 싶다. 하지만 내가 깊은 슬픔에 빠진 상태에선 열어보고 싶은 문이 나의 진지함에 따라 수십 개도 열어볼 수 있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깊은 슬픔을 느낄 때가 좋다. 이번 슬픔에선 얼마나 많은 문을 열어볼 수 있을까? 그리고 그다음 단계에서 내가 깨닫게 되는 것들이 무엇이고 그것들을 통해 내가 한층 더 성장해 있을 기대감이 든다. 이 모든 과정은 직접 겪으면서 스스로 터득한 내 마음속 지도 같은 것이다. 내가 이번에 이걸 깨우치려고 이런 고통을 겪었구나! 내가 조금만 힘들다 말았으면 이걸 알아챌 틈도 없었겠네? 그러니 내 깊은 슬픔의 본모습을 마주칠 때까지 열심히 슬퍼한다. 맘껏 슬퍼하라 그것도 능력이다.

 

 

① 연애의 실패에서 배운 점 : 내가 되고 싶은 나라는 사람에 대해 그려보기

모든 연애가 같을 수는 없다. 내가 적당히 좋아한 사람도 있고, 내 목숨을 다할 만큼 사랑한 사람도 있다. 그러니 이별도 다 다르다. 첫 연애의 이별에선 나의 외향적인 모습을 변화하고 싶었다. 날씬하고 옷도 잘 입고, 친구들과 잘 지내고 그런 보이는 면을 바꾸고 싶었다. 그렇게 살도 빼고 스타일도 바꾸고, 친구들과 여행도 잘 다니면서 나를 회복시켰다. 나의 내면을 뜯어고치고 싶은 이별 후엔 내가 바라는 내면이 탄탄한 사람이 되기 위해 애를 쓰기 시작했다. 취미도 만들고, 책도 읽고, 안 해본 일에 도전도 해보고, 적업적으로 인정도 받고 그러면서 나의 삶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소심하고 의존적이었던 모습에서 독립적이고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물론 지금도 나를 답답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에는 훨씬 더 심했다. 그런 줄만 알아라. 지금 만나서 다행인 줄 알아라.

 

 

② 일의 실패에서 배운 점 : 내가 진짜 원하는 포지션 당당히 말하기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일단 일을 시작했다. 누군가의 소개로 누군가의 제안으로 그렇게 일을 하다 나의 기본값인 성실함으로 버티고 버티면서 배우고 성장한 순간들이 있다. 쉬면 안 되는 줄 알았다. 서울에 살게 되면서 스스로 모든 경제적인 부분을 해결하다 보니 쉴 수 없었다. 어느 정도 경제활동과 안정감을 찾게 되고 휴식의 시간이 주어질 때마다 나에 대한 탐구를 끊임없이 했다. 회사의 일만큼이나 책임감을 가지고 나에 대한 설계를 먼저 했었더라면 좀 더 나은 직업생활을 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잦은 퇴사와 취업을 반복하면서 내가 정말로 원하는 나의 포지션이 무엇인지 남에게 설명을 잘할 수 있을 정도로 나를 어필하고 싶어졌다. 저는 이걸 잘합니다. 이 부분을 저에게 적극적으로 시켜주십시오! 이런 이야기를 내가 먼저 할 수 있게 되었다.

 

 

③ 소통의 실패에서 배운 점 : 부모님의 대화방식을 보고 부모님 이해하기

나는 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어렵지? 나의 이야기를 꺼내는 게 낯설어 대화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고민조차 하지 않는 삶이었다. 나와 다르게 남들과 대화를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기표현을 능숙하게 하는 사람들이었다. 자신의 이야기도 잘 꺼내지만 타인의 이야기도 잘 꺼낸다. 대화를 잘 하는 사람은 일단 잘 들어준다. 그리고 깊던 얕던 공감도 잘 해준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나의 이야기를 하나둘 꺼내게 된다.

 

나는 일상적인 대화보다는 얼굴을 붉히고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을 극도로 싫어한다. 간단히 말해 싸울 줄을 모른다. 사람들 간의 관계가 깊어지려면 싸움도 잘해야 하는데 의견이 충돌될 거 같으면 회피를 하게 된다. 나는 왜 회피할까? 왜 화를 못 낼까?라는 생각에 꼬리를 물다 보니 어릴 적 부모님의 대화방식을 떠올리게 되었다. 대화는 어떤 식으로 시작되었고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 의견이 충돌할 때는 어떤 식으로 해결했는지.

 

엄마는 기분 나쁘게 이야기하고 화를 잘 냈다. 아빠는 엄마의 이야기를 공감 못해줬다. 그런 식으로 오가던 대화들을 하나둘 떠올리다 보니 부모님을 하나의 성인 남성, 성인 여성으로 각각 떼어놓고 한 발짝 바라보니 두 분 다 너무나도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왜 엄마는 아빠의 말에 화만 냈었는지, 아빠는 엄마의 이야기에 잘 공감을 못해줬는지.

 

서로가 달랐던 부분에 대해 후회를 하고 그때는 이해해 주지 못해 미안해하는 아빠의 모습을 본 적 있다. 최근에 이런 고민을 하다가 당장 아빠에게 찾아가 나의 어릴 적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 준 건 엄마보단 아빠가 더 많다고 진지하게 고백하고 싶어졌다. 늦기 전에 고백해야겠다. 물론 엄마에게도 올바르게 거짓 없이 나대로 살 수 있도록 항상 믿어줬던 엄마 덕에 용기 낼 수 있었다고 말해줬다.(기억하려나?)

 

Photo: 이정윤 @ant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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