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띵킹⏰ 즐거운 대화의 단계는 말의 책임에서 나온다.

2024. 1. 18. 15:01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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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계속 대화하고 싶어!

By Jeong-Yoon Lee

 

“너랑 나누는 대화는 정말 재밌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아니면 “이 사람과 밤새도록 수다 떨고 싶다!”라고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 있었나요? 사람을 만나다 보면 수많은 대화를 오가게 됩니다. 사람마다 말을 가려서 하게 되는 사람도 있고 나의 모든 이야기를 꺼내게 하는 사람도 만나게 됩니다. 내가 이 사람과 이런 대화를 하게 될 줄은 진짜 몰랐는데.. 이런 생각이 든 적 있지 않나요?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을 보다가 중간에 하차한 뒤 미루고 미루다 이번에 에미상 수상 소식을 듣고 제대로 정신 차리고 봐야지 하고 보게 되었어요. 오히려 누구보다 끈끈한 가족에겐 터놓지 못했던 진짜 속 이야기를 안 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겐 속 시원하게 꺼내게 되는 상황을 볼 수 있었죠? 저도 그런 경우가 여러 번 있었거든요.

 

나와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에겐 걱정 혹은 상처가 될까 봐 나누지 못했던 대화들. 그런 이야기를 먼저 꺼내주면 좋겠는데 막상 들으면 어떻게 마무리를 져야 할지도 모르는 경우도 많죠? 대화의 밀도 차이가 나는 사람들은 누구였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나는 어떤 대화 스타일인가? 나는 어떤 대화의 상대가 되고 싶은지 아마도 나는 알고 있지 않았을까?

 

Photo: 이정윤 @antyoon

 

 

① 센스 있는 사람과의 대화

“너 센스 있다!” 이런 소리 들어서 기분 나빠할 사람은 없겠죠? 언제부턴가 “불편한 센스”가 생기기 시작되었다. 개인적으로 너무 과한 친절이 불편해 오프라인 매장을 둘러볼 때도 사람에게 덜 관심을 주는 곳을 찾게 됩니다. 이건 성향 차이라 과한 친절(서비스)을 좋아하는 분도 많다는 걸 알았어요!

 

센스는 어릴 적부터 학습된 예의범절의 성질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눈치”를 많이 본 사람에게 나오는 습득된 행동도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과한 센스력이 나에겐 불편한 감정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나와의 대화에서 상대가 나를 빨리 파악해 불편한 마음이 들지 않게 하나둘 챙겨주려는 모습이 보일 때가 있어요. 그런 배려와 챙김이 기분 좋게 하기도 하지만 때론 부담을 주는 거 같아 말을 가려서 하게 되더라고요.

 

나도 모르게 상대의 그런 센스력을 이용해 통제하려는 모습을 보일 때는 흠칫 놀라기도 하는 거 같아요. 센스라는 말이 참 듣기는 좋지만 왜? 저렇게 저 사람은 센스가 좋을까라고 고민해 보면 주변 환경이나 사람들의 눈치를 살펴 장착된 셀 수 없이 많은 보호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겹겹을 벗겨주고 싶기도 해요. 나는 어느 선까지 센스력을 발휘할 것인가? 강약 조절을 해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② 지식을 나누는 사람과의 대화

대화를 나누고 뒤돌아섰을 때 마음이 충만해지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내가 어떤 말을 꺼내도 신뢰를 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내가 잘못된 소리를 하면 잘못되었다고 알려주고 힘든 소리를 하면 도움의 손길을 건네준다. 기본값으로 누구 하나 소외되는 사람 없게라는 신념을 가지고 계신 거 같다.

 

가벼운 대화 속에도 하나의 인격체로 진심을 다해 존중하고 있다는 믿음을 준다. 무엇보다 배움의 자세가 장착되어 있어서 그런지 나이, 경험, 능력, 명성 상관없이 타인에게서 배울 준비가 되어있는 자세가 나를 한없이 겸손한 사람으로 돌려놓기도 하는 거 같다. 사람들에게 지식과 지혜를 나누는 사람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배울 자세를 취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교육이 되는 거라고 생각되었다.

 

 

③ 글을 쓰는 사람과의 대화

대화가 즐겁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게 된다. “아니! 벌써 4시간이나 지났다고?” 실제로 이런 생각이 들게 했다. (아.. 아쉬운데) 나의 모든 속 이야기를 꺼내고 싶게 만드는 사람은 글을 쓰는 작가였다. 예상치 못하게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작가들과 1:1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나의 모든 대화가 그들에겐 좋은 씨앗이 될 줄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되니 못할 말이 없었던 거 같다.

 

나의 모든 말들을 하나의 작은 이야기로 들어주는 기분이었다. 흥미로워하는 눈방울과 연속적으로 나오는 감탄이 말주변이 없는 나도 계속해서 말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정말 프로라고 느끼는 작가들과의 대화에서는 하나의 새로운 우주가 펼쳐지는 신비로움을 안겨주었다. 그만의 우주가 펼쳐지면서 지식의 넓고 깊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입속에서 나오는 말 하나하나 버릴 것 없었다. 말이 저렇게 멋있을 수가 있구나! 다 주워 먹고 싶었다.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어 몸에 타투라도 새기고 싶은 욕구가 차오른다. 어떻게 저런 단어 조합으로 저런 아름다운 말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역시 작가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Photo: 이정윤 @ant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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