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친정엄마 서울 (at.한전아트센터) 엄마라는 존재는 뭘까요?

2024. 4. 27. 19:40리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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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계속 있을 줄 알았어

By Jeong-Yoon Lee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온 가족이 함께 봐도 좋지만 특히 엄마랑 함께 보면 좋을 뮤지컬 친정엄마를 보고 왔어요. 오늘 제가 보고 온 공연의 엄마역은 이효춘님 딸역은 원더걸스였던 선예님이었어요. 처음엔 선예님인지 몰랐는데 아무래도 출연진을 알고 와서 알아봤지 안 봤으면 몰랐을 정도로 성숙한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엄마의 시선, 딸의 시선 속 엄마와 딸의 내밀한 감정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연기력 끝까지 몰입해서 잘 보고 왔습니다. 김수미님이 연기하는 엄마역도 자연스럽게 궁금해지더라고요.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보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할 틈은 없었어요. 엄마 나이대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음악들이라 손뼉 치며 따라 부르게 되는 노래들도 많았습니다.

 

제목부터 친정엄마라 눈물 버튼이 눌리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판 깔아놓고 "울어" 하면 안 울게 되잖아요?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울컥 올라오게 되는데 딸의 대사 중에서 "내 곁에 계속 있을 줄 알았어"라는 말을 듣는데 갑자기 감정이입이 되면서 눈물이 차오르더라고요. 그리고 반성하게 되는 대사는 "엄마의 첫 번째 사랑은 나였지만 나의 첫 번째는 엄마가 아니었어"이 말도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들게 하더라고요. 왜 우리는 항상 엄마의 사랑을 당연하게 받아들일까요? 막상 효도하려고 하면 부모님은 많이 늙어서 여행을 하기도 힘들어하시는데 눈앞에 보여야 후회라는 걸 하게 되더라고요.

 

뮤지컬 친정엄마 인터파크 관람평에서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엄마와 딸의 단순한 스토리예요"를 봤어요. 맞아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그런 엄마와 딸의 이야기입니다. 현재 딸 나이가 30~40대의 자라온 사회적 배경 이해도가 있다면 누구나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였어요. 요즘 10~20대의 엄마와 딸의 문제와 감정선은 어떨지 궁금해지기도 하더라고요. 제가 어린 시절만 해도 사회적인 빈부격차는 크게 느껴지지 않아 비슷비슷한 풍경이었는데 요즘엔 많은 차이가 있구나를 느끼고 있거든요. 드라마 응답하라 1988만 봐도 살림살이가 비슷비슷해 보이잖아요.

 

요즘 세대의 엄마와 딸들은 어떤 감정 교류가 있는지 궁금해지는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예전엔 나의 속내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의지하고 도움을 요청하던 가족의 모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엔 서로에게 부담과 피해를 주기 싫어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거나 괜찮은 것처럼 꾸며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도 물질주의의 소유를 버릴 순 없으니 스스로 괜찮은 상태일 때만 부모에게 연락을 드려 걱정을 안끼쳐드리려고 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이런 시간적인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서울에서 부모의 죽음 소식을 듣게 되겠구나 싶어 막막해지더라고요.

 

있는 그대로 부모는 나를 사랑해 줄 테니, 나도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부모를 사랑하고 주변을 사랑하자! 인생은 기대치 조율만 잘하면 꽤 괜찮은 삶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떼돈을 벌었다고 해서 만족하게 될까요? 그 떼돈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내가 그리는 나의 존재로서의 삶을 생각해 보면 어쩌면 떼돈까지는 필요 없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스스럼없이 부모님께 혈육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5월이 되어봅시다.

 

 

날씨가 정말 좋아서 양재천에서 진행 중인 양재아트살롱 프리마켓도 구경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 공연시간에 시간 맞춰 한전아트센터로 달려왔습니다. 뮤지컬 친정엄마 공연을 시작한 지 정확히 일주일이 지났네요. 이제 입소문이 서서히 날 때죠? 5월 26일까지 공연하니 엄마랑 손잡고 오셔서 관람하세요.

 

 

제가 보는 시간대의 배우님들을 한 분 한 분 이름까지 기억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한 번 더 체크하면서 배우님들 얼굴과 이름을 보려고 합니다. 딸역으로 선예님 안 봤으면 정말 못 알아봤을 거 같아요. 아이돌의 모습과 가끔 방송에서만 보다가 이렇게 감정선이 풍부한 연기를 하는 걸 보고 놀랐거든요. 후기들을 보니 놀란 사람은 저뿐만은 아닌 거 같더라고요.

 

그냥 친정엄마라는 글자만 봐도 슬프지 않나요? 막상 아무 생각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 왔는데 포스터에 적힌 글귀들을 보니 어머 나 울 수도 있겠는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공연장에 오셔서 티켓 확인하고 입장하기 전에 자유롭게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무대의 일부가 준비되어 있었어요.

 

너무 시골집 앞에서 클로즈업해서 찍고 싶었는데 누구에게 부탁할지 눈치 보다가 그냥 포기했거든요. 그래서 합성으로 완성해 봅니다.(ㅋㅋㅋ) 다음엔 제가 자처해서 인증샷을 찍어드리고 저도 찍어달라고 해야겠어요! 다들 멀찌감치 떨어져서 찍으시던데 시골집 문 앞 가까이 클로즈업해서 찍어보세요.

 

아쉬운 마음으로 지하 1층 화장실에 손 씻으러 왔다가 의자가 있길래 사진을 찍었는데 여기 조명이 좋네요. 다들 여기서 인증 사진 찍으시라!

 

 

한전아트센터는 처음 방문해 보는 거 같아요. 집이랑 많이 멀지는 않아서 걸어왔는데 괜찮더라고요. 앞으로 한전아트센터에서 무슨 공연하는지 자주 체크해 봐야겠어요. 한전아트센터 근처에 임병주산동칼국수있는데 여름에 콩국수 제발 먹어보세요! 지금까지 먹었던 콩국수 중에 가장 맛있었거든요. 뮤지컬 친정엄마 보러 오셨다가 식사로 콩국수 먹어도 너무 좋을 거 같습니다. 콩물이라도 꼭 사 가세요.

 

공연장에서도 느꼈지만 어르신분들이 많았어요. 딸이랑 오시거나 어머니 친구분들끼리 오신 분들도 정말 많았어요. 뭔가 한껏 꾸미고 나오신 모습에 신나 보여서 저까지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공연이나 영화 볼 때 음료를 안 마시려고 하기 때문에 커피는 너무나도 마시고 싶었지만 메뉴만 보고 돌아섰습니다. 가격대가 다른 곳보다 착해서 좋네요.

 

뒷좌석에 앉아 공연장으로 들어오시는 관람객들 구경하는 재미도 있더라고요. 엄마 사진 찍어주는 딸 너무 보기 좋았어요. 엄마의 표정들이 하나같이 다 밝아 보이더라고요. 저도 엄마 생각이 너무 많이 났습니다. 나도 엄마랑 보고 수다 한바탕 떨고 싶다는 생각이 공연 끝날 때까지 한 거 같아요.

 

어르신들이 많이 오시는 공연이라 그런지 안내해 주시는 분들의 친절미에 마음이 뜨끈해졌어요. 걸음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부축하며 자리까지 안전하게 안내해 주시는 모습이 정말 훈훈했습니다.

 

1시간 30분 1부 공연이 끝나고 인터미션 20분이 지나고 2부 공연은 더 빠르게 지나간 듯한 기분이었어요. 관객과 호응하는 부분도 있고 위트 있는 예상치 못한 웃음이 터지는 구간도 사이사이 있어서 끝까지 지루하지 않게 재밌게 보고 왔습니다. 엄마 생각이 날수밖에 없는 스토리라 엄마가 미치게 생각나더라고요. 다들 내 곁에 영원히 있을 수 없는 존재 엄마에게 잘해봅시다!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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