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독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카밀라 팡(Camilla Pang) 푸른숲

2023. 12. 31. 02:58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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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여덟 살에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받고, 오랜 시간 ADHD, 범불안장애, 강박장애, 감각처리장애와 함께 살아온 여성 과학자가 생물화학, 물리학, 통계학 등 과학을 기반으로 한 지식을 통해 인간 심리와 행동에 관해 풀어나가는 흥미로운 책. 무엇보다 이 책은 '행성을 잘못 찾아온 것 같다'고 생각하던 다섯 살 여자아이가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던 과학이라는 언어를 만나 공감, 이해, 신뢰와 같은 불가사의한 감정에 가닿는 이야기다. 그리고 저자는 '내가 할 수 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며 누구나 자기 자신으로서 타인과 연결될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평생 스스로의 삶을 실험실 삼아 실패한 실험들을 쌓아온 기록이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과학책. 스티븐 호킹, 빌 브라이슨 등 수십 년간 뛰어난 수상자를 배출한 영국왕립학회에서 2020 최고의 과학책 상을 수상했다.
저자
카밀라 팡
출판
푸른숲
출판일
2023.04.12

 

2023년 18번째 독서기록

By Jeong-Yoon Lee


인간은 죽을 때까지 “나”에 대해 정의할 순 없지만 믿음직스러운 나를 만들어놓을 수는 있을 거 같다. 아직 믿음직한 나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믿음직스러운 나”를 만나는 시간부터 가져보자! “자신과 타협하고 나면 이제 다른 사람들과 타협할 차례다.”라는 문장처럼 일단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어디에 에너지를 쏟을지 결정하고 나면 그다음 문이 열릴 것이다.

 

저자인 카밀라 팡은 여덟 살 때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스물여섯 살에 ADHD를 진단받았다. 책을 읽는 동안 “이상한 변호가 우영우”가 계속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행동들이 하나둘 이해되기 시작했다. 참 많은 부분을 관찰하고, 해석하고, 시도하고, 실수하고, 배우며 하나하나 정성 들여 만들어진 나의 설명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인간에 대한 수많은 질문들을 저자가 살아가면서 무한한 즐거움을 안겨준 과학을 통해 해답을 찾은 내용들이다.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인간 군상을 이해하려고 코스모스 책을 접하게 되면서 우주를 이해하려는 마음이라면 이해 못 할 인간이 없겠다는 생각이었다. 인간에 대한 수많은 궁금증이 폭발하던 시기에 읽었던 호프 자런의 랩 걸을 읽으면서도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오류나 피드백을 불쾌하게만 받아들이지 말고 과학처럼 오류를 딛고 번성하는 쪽으로 에너지를 쓴다면 좀 더 조화로운 관계들이 많아질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2024 LMNT 인텔리전스 Div. 전략가 모집] 글을 보는데 하단에 “이런 분들 사절합니다.”라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책 속에도 나오는 성격의 위상이 맞는 사람과 조화를 이루며 일하기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에 애당초 우리와 맞지 않는 사람은 오지도 말라는 단호함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9번 예의범절 관련이 가장 좋았다.(나 자신도 되돌아보며) “함께 일하는 것은 그저 착한 척하는 게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효율적인 경로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게 바로 예의범절이 정말 중요한 이유다.” 책 속에서도 발견한 문장이다! 역시 차이는 작은 데서 만들어진다.

 

🦧 이런 분들 사절합니다. 😵‍💫

1. 지식이 조금 쌓였다고 쉽게 지적 우월감과 오만에 빠지시는 분들은 사절합니다. 우린 죽을 때까지 불확실한 지식을 안고 살아가거든요.

2. 동료를 지식의 깊이로 쉽게 재단하고, 무시하면 안 돼요. 내가 더 잘 아는 분야가 있다면, 다른 동료도 더 잘 아는 분야가 있거든요.

3. 퇴근을 하려고 쉽게 결론을 내리는 사람들은 성장할 수 없어요. 그렇다고 무작정 야근만 하려는 사람도 좋지 않아요.

4. 진짜 전문가가 되려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의미의 기호학적 탐구를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할 동료가 필요해요.

5. 내가 직접 설명할 수 없으면 아는 게 아니에요. 쉽게 아는 척하지 않아야 해요.

6. 상대의 낯선 언어를 자기 언어로 환원시키는 나쁜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다른 직업이 어울립니다. 의미의 다양성을 제한하고, 타자의 세계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태도에 가깝거든요.

7. 종종 저를 시험하는 자칭 인텔리들이 많이 계세요. 그런 분들은 저와 회사 외부에서 학술토론을 하시면 됩니다. 우린 팀웍이 중요합니다. 누구를 이기려 하는 분들은 프리랜서를 하시는 게 좋아요. 토론을 원하시는 분들은 저와 커피 한 잔 하시는 게 낫습니다. ☕️

8. 지적 탐구도 중요하나, 비즈니스 매너는 더 중요합니다.

9. 사회생활의 기본이 되는 식사 예절, 전화 예절, 인사 예절을 배워서 오세요. 그런 기본이 돼 있지 않은데, 고상한 담론을 논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본인 스스로를 돌아보고 9가지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맘 편히 지원해 주세요. 경력자분들은 편하게 차 한잔하면서 대화할 수 있어요. 😍

 

Photo: 이정윤 @antyoon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삶, 사랑, 관계에 닿기 위한 자폐인 과학자의 인간 탐구기

 

카밀라 팡(Camilla Pang)

여덟 살 때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스물여섯 살에 ADHD를 진단받은 카밀라 팡은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 생물화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자신이 이해할 수 있었던 유일한 언어, 과학을 통해 공감, 사랑, 이해와 같은 불가사의한 감정에 가닿는 아름답고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후 생물화학, 물리학, 화학, 통계학, 역학, 광학, 컴퓨터과학, 정보과학 등 광범위한 과학기술을 활용해 생물학을 해석하고 질병의 영향을 조사하는 생물정보학 분야에서 과학자로 일하고 있다. 2020년 첫 책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저서로 스티븐 호킹, 빌 브라이슨 등 뛰어난 수상자를 배출한 영국왕립학회에서 최고의 과학책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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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이정윤 @antyoon

 

 

【ˇ˘°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문장 수집 °ˇ˘】

 

결코 단순하거나 직접적일 수 없는 대상을 더 복잡한 방식으로 사고하는 통찰력과 위대한 자발성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p. 21

 

가설을 세우는 이유는 가설에 의문을 제기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가설이 얼마나 굳건해 보이든 간에 절대적인 인생 안내서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삶은 곧은 길이 아니라 갈림길이며, 이런 현실에 대응하려면 사고 패턴이 필요하다.

p. 42

 

짜증스럽고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지만 오류가 발생하는 것 또한 중요하고 매혹적인 면이다. 과학은 오류를 딛고 번성한다.

결국 누군가의 쓰레기가 다른 사람에게는 보물이 되기도 하듯이, 이 맥락 속의 노이즈는 종종 다른 맥락에서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p. 44-45

 

독특한 기술과 개성을 자랑스럽게 여겨 차별점으로 만드는 단백질과 달리 그것을 숨기려 노력하느라 인간은 얼마나 손해를 보고 있을까?

p. 55

 

차이는 우리가 함께 일하도록 도우며 개성은 효율적인 팀워크의 핵심이라고 단백질은 말한다.

p. 77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관계를 최대한 잘 활용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관계를 피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p. 143

 

서로 다름에 압도되기보다는 차이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어야만 한다.

p. 152

 

관찰을 통해 수집한 증거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평형 상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결정도 해야 한다.

p. 223

 

과학자라면 누구나 오류나 나쁜 결과는 없으며 오직 더 나은 학습을 위한 데이터만 있다고 말할 것이다.

p. 273

 

빈손으로 나타나는 것보다는 상대방이 좋아하지 않는 수박이라도 들고 나타나는 편이 더 낫다.

p.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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