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yoon 앤트윤 : 브랜딩과정 컨셉 도출 어렵지 않습니다.

2024. 1. 24. 22:13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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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하기 전에 느슨해진 상태로 모든 걸 흡수하기

By Jeong-Yoon Lee

 

릭 루빈(Rick Rubin) 책에서 나온 말처럼 예술을 만들 수밖에 없는 상태에 나를 가져다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에게 맡겨진 브랜드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브랜드다운 개성을 장착할 컨셉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영화란 작은 일상의 소재나 일생일대의 큰 사건 할 거 없이 훌륭한 방식으로 잘 전달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좋은 영화를 보고 나면 삶의 영향, 메시지, 질문, 작은 결심, 재미, 사고의 확장 등 다양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영화처럼 좋은 브랜드를 만나고 나면 제품, 서비스만 오는 게 아니라 그 뒤에 브랜드가 가진 철학, 메시지, 가치, 비전, 일하는 사람들과 방식이 몰려옵니다.

 

처음부터 정확한 답을 가지고 난 이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겠어!라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거나, 시대 흐름에 맞춰 변화해가는 문화를 형성해 갈 거예요. 우린 답을 정하고 가겠어! 아니야 우린 열린 결말로 가겠어! 뭐든 두 가지 중에 정하게 될 텐데 그러기 위해서 나다운 브랜드 해석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은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니 전문가를 찾아 브랜딩 과정을 거쳐 컨셉부터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까지 진행이 되는 거죠. 그 첫 단계 컨셉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제가 영화로 도움받았던 부분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관찰자로 브랜드 바라보기

한 발짝 떨어져 관찰자 입장으로 봤던 연상 키워드, 이미지와는 다른 결과를 도출하게 되었어요.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것과 확실히 내밀한 고민을 거치니 그 브랜드만이 가질 수 있는 철학, 메시지, 핵심가치, 비전, 미션, 개발 항목들이 그려지기 시작하더라구요. 모든 상상이 현실로 착착착 진행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일이란 혼자서는 할 수 없기에 함께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엔 컨셉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기엔 나부터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 객관화가 잘 되어있으면 대표로서 리더로서 팀을 구성하기에도 좋고 지금 당장 진행해야 하는 일이 뭔지 갈피를 잡기에도 좋습니다. 머릿속에 뜬구름만 띄우지 말고 하나씩 이름표를 붙여 시각화해놓으면 그걸 함께 이뤄가는 모든 순간이 브랜딩이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영화가 뭐예요?

모이무드(moimood)의 브랜드 컨셉을 잡기 위해 대표님에게 영화 3편을 추천받아 제주도에서 자연과 함께 봤습니다. 오만과 편견, 미드나잇 인 파리, 어톤먼트 각 영화를 보기 전, 진중한 한 줄 평을 남겨야지라는 다짐을 하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어요. 자연스레 모이무드라는 브랜드를 떠올리며 하나하나 스케치를 하는 기분이었어요.

 

그렇게 3편의 영화를 기반으로 라틴어 수업, 오펜하이머 평전 책 2권을 읽고, 에드워드 호퍼의 전시까지 보고 착안한 소스들을 펼쳐놓고 본격적으로 모이무드 컨셉 작업에 몰입을 하였습니다. 그 당시 포스트잇으로 A1 사이즈 프레임을 가득 채운 모이무드 키워드들이 한쪽 벽을 차지하기도 했어요. 영화, 책, 그림 등을 보고 그때그때 떠오른 단어들은 무조건 포스트잇에 옮겨 적어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붙여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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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아진 소스들을 카테고리별로 분류하고 문장들을 다듬고, 모이무드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이보다 멋진 언어의 조합은 더 이상 없다”라고 외칠 때까지 다듬고 다듬어 컨셉을 잡았습니다. 사실 작업한 본인 당사자가 마음에 들고 뿌듯한 결과물이라면 당당하게 클라이언트에게 내놓을 수 있는 거잖아요? 작업자가 마음에 안 들고 억지로 끼워 맞춘 듯 작업했다면 고객도 알아차리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서로를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하고 커리어적으로 신뢰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각 3편의 영화마다 뽑았던 (이때만큼은 나도 이동진 평론가님으로 빙의했다.) 한 줄 평과 함께 한쪽 벽을 가득 채웠던 키워드, 노트에 남겼던 메모들로 풀어낸 모이무드 컨셉을 공유합니다. 이런 식으로도 풀어낼 수 있구나라고 참고하시면 될 거 같아요. 그리고 처음이 어렵지 하나의 물꼬만 트이면 술술 풀리기도 합니다. 우리 브랜드는 무슨 세계관으로 어떤 이야기를 펼치고 싶은지 길이 안 보일 때 활용해 보면 좋을 거 같아요. 나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에도 도움이 되는 작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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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받은 영화 3편

가장 강렬한 기억을 남긴 어톤먼트는 2번을 보기도 했어요. 신기하게도 추천받은 3편의 영화와 브랜드가 찰떡으로 잘 붙기도 하더라구요. 필독서처럼 우리 회사를 이해하기에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은 이 영화를 보세요라는 안내가 있어도 재밌을 거 같아요. (아닌가?)

 

① 오만과 편견

진정한 사랑을 위해 나의 얕은 바닥과 마주할 용기와 내려놓고 다가갈 도전

 

② 미드나잇 인 파리

각자가 생각하는 인생의 황금기, 저마다 꿈꾸는 로망이 있다

 

③ 어톤먼트

왜곡된 자기 믿음으로 바라본 잘못된 시선이 저지른 용서 받지 못한 속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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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책, 전시

라틴어 수업, 오펜하이머 평전 책 2권을 읽고, 에드워드 호퍼의 전시를 보고 감명받은 문장 수집과 모이무드와 어울리는 푸른 정서를 가진 이미지를 정리해뒀다. 영화 어톤먼트와 오펜하이머 평전에서 왜곡된 시선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으면 그 당시 미디어에서 떠들썩했던(나는 솔로 16기, 전청조) 사건들도 와전되고 왜곡된 시선으로 인간관계가 꼬이는 현상들이 착잡한 마음이 들게 했다.

 

① 책 : 라틴어 수업

휘장이 열리는 장면은 예수가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옴으로써 그 신비가 드러남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세상이 자신을 보잘것없게 만들어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지더라도 언제나 자기 스스로를 위로하는 케루빔 천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해줍니다.

 

② 전시 : 에드워드 호퍼 푸른 저녁

푸른 저녁은 파리의 카페를 배경으로 왼쪽의 노동자, 중앙의 광대와 매춘부 그리고 담배 피우는 예술가, 오른편의 부르주아 남녀 등 다양한 인물 군상을 보여준다.

 

③ 책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인간은 믿음으로 만들어진 존재이다. 인간이 믿는 바가 바로 자신이다. 왜곡된 시선 없이 보이는 대로 있는 믿음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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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무드 컨셉(moimood Concept)

 

【핵심가치】

그 어떤 인간도 삶을 풍요롭고 향기롭게 가꾸며 살지 않으면 죽어서도 식물처럼 감미로운 향기를 풍기지 못합니다.

° 신비함 : 상징적인 아름다움을 만들기 위해 존재합니다.

° 독특함 : 기발하게 생각하되 현실적이게 제안합니다.

° 고결함 : 사람의 마음을 귀하게 전할 수 있도록 표현합니다.

 

【연상 이미지】

「푸른 정서」자유로운 영혼과 시적인 정신을 가졌고, 어떤 상황에서 만나도 결코 잊을 수 없는 마법 같은 순간을 느껴보세요.

° 메시지 : 아름다움은 영원히 반복된다.

° 페르소나 : 예술은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깊은 향수를 만들어냅니다. 나만의 예술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

° 미션 : 결코 잊지 못할 단 하나의 순간을 창조합니다.

 

나를 둘러싼 아름다운 풍경, 마음을 귀하게 전하는 사람, 그리고 근본으로 돌아가는 순간들.

° 컨텐츠 : 뽐내는 것이 아닌, 모이무드의 경험을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 묘사 : 실제 모습을 왜곡시키지 않고 현실을 그대로 묘사하는 방식.

- 습작 : 회화적 표현을 위해 일상에서 영감을 얻어 스케치한 형태의 작품 기록 방식.

° 철학 : 진정한 아름다움은 왜곡되지 않은 시선으로 관찰하는 것입니다.

 

【문화】

° 틈새 아트 : 아름다움을 완전히 체험하기 위해서는 빛이 변화하는 과정을 주의 깊게 감상하며 작품이 어떻게 다르게 보이는지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 나의 화병 : 화병에 꽂히는 꽃마다 새로운 세계관이 형성되어가는 과정, 마치 인간이 새로운 단어를 배울 때마다 새로운 인생관이 형성되는 것과 유사한 경험입니다.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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